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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20-11-14 12:42 조회1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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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재학교 출신들의 도전
6시간 걸렸던 풍력발전기 안전 검사를 무인 비행체 드론으로 15분 만에 끝내는 기술을 개발한 최재혁(33) 니어스랩 대표, 카카오톡 회계 서비스로 전국 66만 소상공인을 고객으로 확보해 ‘데이터 비즈니스’를 하는 김동호(33) 한국신용데이터 대표, 최대 45일이었던 돼지고기 유통 경로를 4일로 줄여 ‘초신선 돼지고기’를 제공하는 김재연(30) 정육각 대표. 사업 분야도, 기술도 제각각이지만, 이 젊은 창업자들에겐 하나의 공통점이 있다. 국립 한국과학영재학교를 졸업한 수학·과학 영재(英才)라는 것.홀짝게임



“수학·과학 문제 풀 듯 사회·산업 문제를 해결할 때 짜릿한 성취감을 느낀다”는 밀레니얼 세대 영재들이 스타트업에 뛰어들고 있다. 영재들의 창업 전성시대다. 과학영재교, 특수목적고 등 수월성(秀越性) 교육을 받은 영재들은 부모한테 등 떠밀려 의사, 대기업 연구원, 대학교수 등 안정적이면서 돈도 잘 버는 직업을 선택해왔다. 하지만 밀레니얼 세대 영재들은 탄탄대로가 보장된 길을 벗어나 창업이란 ‘위험한 샛길’ 모험을 택했다. 스타트업을 주제로 한 드라마가 나올 만큼 과거와 달라진 창업의 위상, 하나의 주제에 꽂히면 끝장을 보고 마는 남다른 호기심과 끈기 등이 맞물린 결과로 해석된다. 벤처투자사 TBT파트너스의 임정욱 대표는 “최근 영재 출신을 비롯한 똑똑한 이공계 인재들이 안정적인 대기업 대신 스타트업에 합류하고 있다”며 “창업 생태계 확장은 물론 우리 경제·산업 발전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했다.

최근 스타트업 업계에는 한국과학영재학교 출신 50여명으로 구성된 모임이 생겼다. 2003년 1기생으로 입학한 차승준(33) KTB네트워크 투자팀장은 “1기생 144명 중 창업자를 비롯해 스타트업 종사자가 15명이 넘는다”며 “한 기수에서 10% 넘는 인원이 스타트업에서 일한다는 건 꽤 높은 비율”이라고 했다. 이어 “영재학교 출신은 보통 석사·박사 등 공부 기간이 길어 본격적으로 사회에 진출한 건 3~4기생(2008~2009년 졸업) 정도까지”라며 “점점 더 많은 후배가 스타트업에 합류하고 있다”고 했다.


수학·과학 영재들이 잇따라 창업에 뛰어들고 있다. 왼쪽부터 국립 과학영재학교 출신의 김재연(30) 정육각 대표, 민족사관고를 졸업한 김슬아(37) 마켓컬리 대표, 과학영재학교 출신으로 두 차례 창업한 김동호(33) 한국신용데이터 대표. /이덕훈 기자

영재학교뿐만이 아니다. 과거 ‘전국 상위 1%’ 학교로 유명했던 강원도 횡성의 민족사관고 출신들도 창업계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신선한 식재료로 전국 ‘새벽배송’ 시장을 장악한 김슬아(37) 마켓컬리 대표, 삼성전자에서 분사해 ‘스마트 벨트’로 글로벌 시장을 공략 중인 강성지(34) 웰트 대표가 이 학교를 나왔다. 이들은 각각 억대 연봉을 받는 컨설턴트, 의사로 일하다 돌연 창업에 뛰어들었다.

밀레니얼 영재들의 선택

영재들의 창업 이유는 제각각이다. 하지만 공통점이 있다. ‘한번 꽂히면 끝까지 간다’ ‘문제 풀이는 자신 있다’ ‘세상을 바꾸고 싶다’는 것이다.

과학영재학교 1기생인 김동호 한국신용데이터 대표는 연세대 공대 재학 중이던 2011년 모바일 설문 조사기업 ‘오픈서베이’, 2016년 소상공인 데이터 전문기업 ‘한국신용데이터’ 등 두 개의 회사를 연쇄 창업했다. ‘왜 창업했느냐’고 묻자 그는 이렇게 답했다. “사실 문제 푸는 원리는 같아요. 기존 방법을 먼저 이해하고, 나는 어떻게 다르게 풀까 고민하고, 가설을 세운 다음 시행착오를 반복하는 거죠. 이걸 학문 쪽에서 하면 연구자, 실생활에서 풀면 창업자 아닌가요?” 공학적 사고(思考)를 한다는 면에선 공부나 사업의 본질은 같다는 것이다.


영재들의 창업전성시대

김재연 정육각 대표는 영재학교, 카이스트를 나와 미 국무부 장학생에 선발된 ‘수학 영재’다. 하지만 출국을 불과 8개월 앞둔 2015년말 돌연 유학을 포기했다. 창업하기 위해서다. 그것도 스타트업엔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축산업에 도전했다. ‘소비자에게 진짜 맛있는 돼지고기를 선보이겠다’는 데 꽂혔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유학 포기하고 창업을 선택할 때 단 1초도 고민하지 않았다”고 했다. 돼기고기 숙성 및 포장과정에 IT기술을 접목, 공장 운영을 최적화하는 방법으로 기존 최대 45일이었던 도축 후 유통기간을 4일 이내로 줄였다. “수학 문제도 푸는 것 자체가 재밌다기보단 풀었을 때의 짜릿함 때문에 계속하게 되거든요. 지금 창업이 주는 재미나 성취감이 그 어떤 것보다 큽니다.”

강성지 웰트 대표는 민사고 시절 학생발명전에서 대통령상을 받은 ‘발명 영재’다. 연세대 의대에 진학해 보건복지부 소속 공중보건의를 했고, 건강관리 앱을 만들었다가 쫄딱 망했다. 이후 삼성전자에 스카우트돼 사내벤처를 창업했다. 그는 “국가 녹(祿)을 먹으며 봉사한다는 생각에 공무원이 되려 했는데, ‘새로운 물살’을 만들어 사회를 바꾸는 데 한계를 절감했다"고 했다. 강 대표는 삼성에서 입사 제의를 받았을 때 “이병철, 이건희 회장님 같은 분이 우리나라에서 유례없는 산업 기반을 만들었는데 중국 샤오미·화웨이한테 위협받는 게 짜증나서 어떻게든 지켜보겠다고 간 것”이라고 했다. 연봉 협상 때 “내 뜻대로 일할 수 있게, 연봉은 조금만 줘도 되니 직급만 높게 달라. 상무도 좋다”고 했다고 한다. 삼성은 괴짜 취급 하면서도 28세 청년에게 ‘최연소 과장’을 달아줬다. 강 대표는 삼성에서 허리춤에 차기만 하면 건강을 관리해주는 ‘스마트 벨트’를 만들어 스타트업 대표가 됐다.


/고운호 기자
강성지(34) 웰트 대표는 민족사관고를 졸업한 발명 영재다. 의대로 진학했고 보건복지부와 삼성전자를 거쳐 건강을 관리해주는 '스마트 벨트'로 창업했다.

왜 창업에 강한가

밀레니얼 영재들은 독특한 교육환경이 창업의 밑거름이 됐다고 말한다. 영재학교는 획일적인 교육 대신 컴퓨터·물리·생물·지구과학 등 자신이 원하는 과목을 골라 집중적으로 수강하고, 원하면 교수와 함께 공동 연구도 할 수 있다. 김재연 대표는 “뭐든 호기심이 생기면 가설을 세우고 빠르게 검증해볼 수 있는 최고의 환경이었다”고 했다.


영재학교 동기생인 정영석·최재혁(33) 니어스랩 공동 창업자. /고운호 기자

전국 각지에서 모인 인재들과 기숙사에서 밤낮으로 부대끼며 창업의 제1조건인 훌륭한 인재풀을 가진 것도 장점이 됐다. 고등학교를 거쳐 대학, 대학원까지 짧게는 3년, 길게는 10여년간 함께 생활한 게 끈끈한 창업 파트너로 이어진 것이다. 실제로 영재 출신은 동기생과 창업이 유독 많다.

일부에선 ‘국가 장학금’ 받고 공부한 영재들의 창업을 불편한 시선으로 보기도 한다. 연구로 국가 발전에 이바지하는 대신 개인 사업을 택했다는 것이다. 최재혁 니어스랩 대표는 “그럼 저희가 어떤 일을 해야 할까요”라고 반문한다. “내가 가진 기술로 세상을 좀 더 좋게 바꿀 수 있다면, 그것 역시 국가 경제와 국민에 기여하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강성지 대표는 발명 영재, 의사, 공무원, ‘삼성맨’을 거쳐 창업에 이른 자신의 좌충우돌 행보를 이렇게 설명했다. “저는 남들과 조금씩 다른 선택을 해온 것 같아요. ‘똑똑한 모범생’은 많아요. 하지만 세상을 바꿀 수 있는 작은 틈을 벌리는 건 ‘똑똑한 똘아이’들이 해야 할 역할 아닐까요.”

[박순찬 기자 ideacha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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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안 흐리고 산발적 빗방울



창경궁의 만추
(서울=연합뉴스) 이정훈 기자 = 1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창경궁을 찾은 시민들이 가을 정취를 만끽하고 있다. 2020.11.13 uwg806@yna.co.kr


(서울=연합뉴스) 고은지 김은경 기자 = 미세먼지 농도가 13일부터 주말까지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나쁠 전망이다.

환경부 국립환경과학원이 제공하는 '에어코리아'에 따르면 13일 수도권·강원영서·충청권·전북·대구 미세먼지 농도는 '나쁨', 그 밖의 권역은 '좋음'∼'보통' 수준을 보였다.

광주·경북은 밤에 일시적으로 '나쁨' 수준을 보일 것으로 예보됐다.

국립환경과학원은 대부분 중부지역과 일부 남부지역은 전날부터 대기 정체로 국내 발생 미세먼지가 축적되고, 국외 미세먼지가 유입돼 농도가 높다고 분석했다.

토요일인 14일은 전날 미세먼지가 잔류하고 국내 발생 미세먼지가 더해져 수도권·강원영서·충청권·광주·전북은 '나쁨', 그 밖의 권역은 '보통'으로 예상된다.

대구는 오전에 '나쁨' 수준일 것으로 전망된다.

일요일인 15일도 수도권·강원영서·세종·충북·충남은 '나쁨'일 것으로 예보됐다. 그 밖의 권역은 '보통'으로 예상된다.

중서부 지역을 중심으로 한 이번 미세먼지는 17일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한편 14일 서울·경기도와 충청도, 남부 내륙을 중심으로 가시거리 200m 이하의 짙은 안개가 끼는 곳이 있을 전망이다.

기상청은 서해안에 있는 서해대교, 영종대교, 인천대교 등은 짙은 안개 때문에 가시거리가 200m 이하로 매우 짧아지는 구간이 있으니 운전 시 차간 거리를 충분히 유지하고 감속 운행해 추돌사고 등이 발생하지 않게 조심해야 한다고 13일 밝혔다.

그 밖의 지역도 가시거리 1㎞ 미만의 안개가 끼고 낮까지 박무나 연무가 나타나는 지역이 있겠다.

14일 낮부터 차차 구름이 많아지고 동해안은 대체로 흐릴 것으로 예상된다. 오전 중 동풍의 영향으로 경북 동해안은 산발적으로 빗방울이 떨어지는 곳이 있을 수 있다.

맑은 가운데 지표면이 냉각되면서 14일 아침 기온은 전국 대부분 지역이 5도 이하의 분포를 보일 전망이다. 낮에는 햇볕에 의해 기온이 15도 내외로 오르며 내륙을 중심으로 낮과 밤의 기온 차가 15도 안팎으로 크니 건강관리에 신경 써달라고 기상청은 강조했다.

14일 지역별 아침 최저기온은 1∼12도, 낮 최고기온은 16∼21도로 예상된다. 15일 아침 예상 최저기온은 3∼12도, 낮 최고기온은 15∼21도다.

건조특보가 발효된 강원 영동은 대기가 매우 건조하고 그 밖의 지역도 건조해 산불 등 화재 예방에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파워볼

e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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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도 품종 가메의 놀라운 잠재력
편집자주
와인만큼 역사와 문화가 깊이 깃든 술이 있을까요. 역사 속 와인, 와인 속 역사 이야기가 격주 토요일 <한국일보>에 찾아옵니다. 2018년 소펙사(Sopexaㆍ프랑스 농수산공사) 소믈리에대회 어드바이저 부문 우승자인 출판사 시대의창 김성실 대표가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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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졸레 마을 포도밭 전경.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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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양’은 죄인을 외떨어진 곳에서 일정 기간 동안 살게 하던 형벌이다. 그런데 조선 시대에 사람이 아닌 코끼리가 귀양을 간 적이 있다. 태종 때의 일로, 선물로 받은 코끼리가 너무 많이 먹을뿐더러 사람까지 죽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에 책임을 물어 태종은 코끼리를 멀리 귀양을 보냈다고 한다.

와인의 역사에도 귀양살이 이야기가 있다. 물론, 귀양살이를 한 당사자는 포도 재배자도 와인 메이커도 아닌 ‘포도 품종’이다.

중세 때인 1395년, 프랑스 부르고뉴 공작 필리프 2세(Philippe II, duc de Bourgogne 1342~1404)는 자신의 공국을 둘러보다가 포도밭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가메(Gamay)’라는 품종을 멀리 쫒아내라고 칙령을 내렸다. “가메는 법률과 풍습에 위배되는 본성이 악한 품종이다. 그러니 한 달 안에 모두 베어내고, 사순절 전에 뿌리까지 뽑아버리도록!”

하루아침에 가메가 ‘악한 품종’이 되어 귀양에 처해졌다. 필리프 2세는 왜 그런 결정을 했을까? 코로나19 탓에 부르고뉴에 직접 가볼 수는 없지만, 이 글을 통해 잠시 역사 여행을 떠나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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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 연구에 매진하고 있는 수도사. 위키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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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부르고뉴에서는 자타 공인 세계적인 명품 와인이 생산된다. 필리프 2세 당시에도 당시 ‘본(Beaune) 와인’이라 불리던 부르고뉴 와인의 맛은 이미 정평이 나 있었다.

이 유명세는 부르고뉴 공국의 시토 수도원 수도사들 덕분이었다. 이들은 철저하게 금욕하고 부지런하게 노동하면서 구도자의 삶을 살았다. 특히 특유의 부지런함과 꼼꼼함으로 포도 농사에 정성을 쏟았다. 잠자고 기도하고 밥 먹을 때를 빼고는 대부분의 시간을 포도밭에서 보냈다.

수도사들은 기후와 토양의 특성을 깊이 파고들었다. ‘테루아르’에 따라 포도밭을 구획하여 담을 쌓았고, 품종을 연구해 구획에 맞는 최적의 품종을 골라 심었다. 품질을 높이기 위해 가지치기를 실험했고, 와인 맛을 시음해 비교했다. 이런 노력 덕분에 이들은 최고 품질의 와인을 빚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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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프 2세(Philippe II, duc de Bourgogne). 1395년 그는 부르고뉴에서 가메 품종을 몰아내라는 칙령을 내렸다. 위키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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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스물두 살의 필리프는 아버지인 프랑스 국왕 장 2세에게 부르고뉴 공국의 영지를 물려받아 부르고뉴 공작이 된다. 사람들은 그를 가리켜 ‘용담공 필리프(Philippe Le Hardi)’라 불렀다. 그가 ‘용맹하고 담대한 공작’이라 불린 데에는 이유가 있다. 백년전쟁 초기에 그는 아직 어린 소년에 불과했다. 그럼에도 그는 열네 살 나이에 아버지와 함께 푸아티에 전투에 참가할 만큼 대담했다. 이 전투에서 그는 비록 포로로 잡히기도 했지만, 사람들은 그의 용기를 기려 그를 용담공이라 칭했다.

시간이 흘러, 필리프 2세는 유럽 최고의 상속녀인 플랑드르의 마르그리트 3세(Margaret III, Countess of Flanders)와 결혼한다. 그녀의 영지까지 더해지자 그는 부르고뉴는 물론, 오늘날의 프랑스 북부, 벨기에, 네덜란드 남부 지역까지 통치하게 되면서 프랑스 왕실조차 어쩌지 못하는 가장 강력한 영주로 떠올랐다.

야심이 큰 그는 자신의 영지에 있는 시토 수도회에서 만드는 와인이 범상치 않음을 깨달았다. 그 와인이야말로 자신에게 날개를 달아주어 권력을 더욱 공고히 하는 데 도움을 주리라 확신했다.

당시에는 와인이 일상생활에 꼭 필요했으니, 그가 그렇게 생각하는 것도 당연했다. 교회에서는 성찬식 때 와인이 꼭 필요했고, 귀족은 식탁에 맛 좋은 와인이 오르길 원했다. 특히 본의 레드 와인은 아비뇽유수 시절(1309~1377) 교황들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교황청을 방문하는 사제단과 부유한 귀족도 그 매력에 빠져들었다. 프랑스 왕의 식탁에도 본 와인이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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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을 맛보고 있는 수도사. 위키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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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프 공작은 바로 이러한 점을 간파했다. 그는 본 와인의 상업적 가치를 높이고, 고급화를 위해 묘책을 강구했다.

가장 먼저 한 일은 포도 품종의 이름을 바꾸는 것이었다. 당시 본 와인의 적포도 품종은 ‘누아리앵’이라 불리웠다. 수도사들이 품종 연구를 거듭한 끝에 새로운 형태의 누아리앵을 선보였다. 그런데 그 모양과 크기뿐만 아니라 포도송이의 촘촘함마저 꼭 검은 솔방울 같았다. 필리프 공작은 포도의 모양에서 힌트를 얻어 그 품종을 ‘피노’로 명명했다. 피노는 훗날 피노누아(Pinot Noir)가 된다.

이름을 바꾼 것만으로는 부족했다. 피노의 가치를 높여줄 ‘마케팅’이 필요했다. 필리프 공작은 생각 끝에 크리스마스 이후로는 와인을 팔지 못하게 했다. 유럽 전역에 “본 와인을 찾는 이들이 많아 벌써 다 떨어졌다”는 소문이 돌게 한 것이다. 맛 좋기로 유명한 본 와인은 피노라는 그럴싸한 품종 이름에 더해 희소성까지 띠다 보니, 중세 최고의 명품 와인의 반열에 올랐다.

필리프 공작은 승승장구하는 본 와인을 보며 흐뭇했으리라. 그런데 어느 날 영지 내의 포도밭을 둘러보고는 말문이 막히고 말았다. 어느 샌가 ‘가메’라는 품종이 포도밭을 점령했기 때문이었다.

여기엔 그 나름의 사정이 있었다. 유럽 전역에 흑사병(1348~1400)이 돌았다. 이 무서운 전염병은 인구의 3분의 1의 목숨을 앗아갔다. 농사지을 사람이 부족해지니, 사람들은 손이 덜 가는 작물을 선호했다. 1360년대부터 피노가 심어진 포도밭에도 가메 품종을 한두 그루씩 심기 시작했다. 피노와는 달리 가메는 확실히 키우기 수월했다. 날씨에 영향을 덜 받고 병충해에 더 강할뿐더러 면적당 소출량(yield)도 훨씬 많았다. 농사를 짓는 농노들 입장에서는 비록 풍미는 덜한 품종이었지만 가메를 심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그러다 보니 어느새 부르고뉴의 포도밭에는 피노보다 가메가 많아졌다.

사정은 알았지만 부르고뉴 와인의 품질 저하를 우려한 필리프 공작은 결단을 내린다. “포도밭에서 가메를 다 뽑아, 부르고뉴 밖으로 쫒아내라!”

칙령이 떨어지자 부르고뉴의 코트도르(Cote d’Or) 언덕, 특히 북쪽에 위치한 코트 드 뉘(Cote de Nuit)의 포도밭에선 가메 품종이 모조리 뽑혔다. 그런데 부르고뉴 공국의 다른 지역에까지는 칙령이 온전하게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필리프 공작도 코트도르에서 멀리 떨어진 남쪽 마을인 보졸레에는 이 정책을 강하게 고수하지 않았다. 어쨌든 일하는 당사자인 농노들의 숨통은 틔워주어야 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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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졸레 마을 포도밭 전경. 위키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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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윽고 코트도르에서 ‘추방’당한 가메는 보졸레에서 귀양살이를 했다. 그런데 재미있는 일이 벌어졌다. 귀양살이란 모름지기 심신이 고달파야 하는 법. 허나 보졸레의 테루아르가 가메 품종에는 더없이 좋은 게 아닌가. 가메는 그곳에서 완벽하게 적응한다.

여기서 잠시 보졸레를 둘러보자. 보졸레라는 지명은 10세기에 그곳을 다스렸던 영주의 이름(Beaujeu)에서 유래했다. 보졸레에서는 로마 시대부터 포도 경작이 시작되었는데, 특히 7세기 때부터는 베네딕트 수도회 수도사들이 포도 농사를 지어 기반을 닦았다. 부르고뉴와 론밸리 사이에 위치한 덕분에 대륙성기후, 해양성기후, 지중해성기후의 특징이 골고루 나타나, 다소 날씨가 변덕스럽다. 수더분한 가메에게는 이러한 날씨도 문제가 되지 않았다. 더구나 그곳의 토양은 화강암이었다. 이 토양이야말로 품질이 더 좋은 가메 와인을 생산할 수 있는 완벽한 조건이었다. 가메 입장에서는 먼 길을 돌아 고향에 안착한 느낌이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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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졸레 마을 포도밭 전경. 프랑스관광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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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한 품종이라는 누명을 쓰고 쫓겨난 가메는 그렇게 자리를 잡았다. 그런데 그 누명이 끈질기게 이어져 보졸레 와인은 최근까지도 푸대접을 받았다. “가벼운 와인”, “초보자들에게나 어울리는 와인”, “맛보다 마케팅 덕에 알려진 와인”이라는 비판에 시달렸다. 이러한 시련은 ‘보졸레’라는 이름이 붙은 다른 와인, 보졸레 ’누보’의 한때의 인기 때문이었다.

따지고 보면 보졸레 누보도 억울하긴 마찬가지다. 태생이 갓 만들어 먹는 와인인데, 오래 숙성해서 먹는 와인과 비교하면 어쩌겠는가. 생절이 같은 보졸레 누보를 두고 묵은지 맛이 안 난다고 욕하는 꼴이니 말이다.

아무튼, 가메로 빚은 보졸레 와인은 보졸레 누보 탓에 도매금으로 치부됐지만, 그리 만만한 와인이 아니다. 보졸레 마을에서는 굉장히 다양한 스펙트럼의 와인을 생산한다. 가메 역시 잠재력을 품은 포도 품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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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졸레의 12개 AOP(AOC) 지도. 보졸레와인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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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히 알려졌듯, 프랑스 와인은 AOC라는 원산지통제명칭(또는 AOP라는 원산지보호명칭)을 쓴다. 보졸레 마을에는 12개의 AOC가 있다. ‘Beaujolais’에 복수형 S가 붙은 까닭이다.

첫째, Beaujolais(보졸레) AOC. 가장 기본 등급의 와인으로 가격과 품질이 합리적이다. Beaujolais supérieur(보졸레 쉬페리외르)라고 적힌 와인도 있다. 이 와인은 최소규정 알코올 도수가 0.5% 더 높지만, 보졸레 AOC 기본 등급 와인과 동급이라고 보면 된다.

둘째, Beaujolais-Villages(보졸레 빌라주) AOC. 보졸레 마을의 토양과 기후는 북쪽과 남쪽이 다르다. 보졸레 빌라주 와인은 화강암 토양으로 이루어진 북쪽 38개 마을에서 생산한다. 보졸레 AOC에서 생산하는 와인보다 상위 등급이다. 보졸레 빌라주 AOC 와인에는 마을 이름을 별도로 표기하는 것도 있다(Beaujolais-named Villages). 예를 들면 Beaujolais-Lantignié(보졸레+랑티니에 마을)처럼 표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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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졸레 10개 마을에서 생산되는 보졸레 크뤼 와인들. 생타무르, 쥘리에나, 셰나, 물랭아방, 플뢰리, 쉬르블, 모르공, 레니에, 코트 드 브루이, 브루이. 사진 Flatiron Wines Spiri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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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째, Crus-du-Beaujolais(크뤼 뒤 보졸레) 등급. 보졸레의 10개 크뤼에서 생산되는 보졸레 최고급 와인으로 크뤼마다 AOC를 부여받았다. 10개의 크뤼 와인은 개성이 뚜렷할 뿐만 아니라 블라인드 테이스팅으로는 부르고뉴 피노누아 와인과 구분이 어려울 만큼 맛과 품질이 좋다. 한마디로 맛있는 와인이다. 이 10개 크뤼 와인에는 각 크뤼 이름만 적혀 있을 뿐 Beaujolais라는 표기가 없어, 크뤼 이름을 모르면 보졸레에서 생산한 와인인지 알 수 없다. 다행히 요즘은 병 뒤에 붙은 레이블에 별도로 ‘Crus-du-Beaujolais’라고 표기하기도 한다.

권투에서는 헤비급과 라이트급 선수를 같은 링에 세우지 않는다. 와인도 마찬가지다. 피노누아로 만든 최고급 부르고뉴 와인과 가메로 만든 보졸레 크뤼 와인을 놓고 단순 비교할 수는 없다. 다만, 가격이 비슷한 부르고뉴 와인과 보졸레 크뤼 와인의 맛을 비교해 보시라. 합리적인 가격에 뛰어난 가성비로 만족을 주는 와인이 무엇인지 알 수 있을 것이다.

타지를 고향으로 만든 힘은 무엇일까. 각자에게 맞는 땅이 따로 있는 걸까. 창밖의 서울이 낯설어지는 날에는 보졸레를 마셔야 한다.
시대의창 대표ㆍ와인 어드바이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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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azil vs Venezuela

Brazil's players greets after the final whistle during the Qatar 2022 World Cup Qualifiers soccer match between Brazil and Venezuela, at the Morumbi Stadium, in Sao Paulo, Brazil, 13 November 2020. EPA/Fernando Bizerra Jr POO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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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주민 개인 명의를 내세운 트위터 계정이 등장했다. 정부는 실제 운영자 파악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13일 트위터상에는 자신이 김명일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부장, 한성일 조국통일연구원 실장이라고 소개한 계정 2개를 확인 할 수 있다. 거주지는 모두 평양으로 밝히고 있다.

두 계정은 모두 지난달 가입한 것으로 현재까지 각각 48개, 33개의 트윗을 게재했다. 주로 북한 체제를 선전하거나 남측의 보수 정당을 비판하는 내용을 담고 있으며 일상적인 일화도 있다. 한글 뿐 아니라 영어, 중국어, 일본어로 트윗을 올리기도 했다. 북한의 대남 선전매체인 우리민족끼리만 팔로우하고 있으며, 이들을 팔로워한 이용자는 수백명에 달한다.

김 부장은 지난 12일 올린 글에서 “얼마전 금연법이 채택됐다”며 “저도 지독한 형은 아니지만 그래도 한다하는 애연가였다. 하지만 나자신을 위해서도, 깨끗한 환경을 위해서도 몹시 힘들겠지만 담배를 끊을 결심”이라고 했다.

북한은 지난 4일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전원회의를 열고 강력한 금연법을 채택한 바 있다.

그는 같은날 김장 사진을 올리며 “어느덧 김장철이 왔다. 이제는 확고히 세계적인 명료리로 자리잡은 조선김치”라며 “우리의 김치를 생각하니 벌써 군침이 스르르 돈다”고 썼다.


한 실장은 13일 올린 글에서 “오늘도 어머니의 사려깊은 눈빛은 항상 나를 지켜보고 계신다”며 “16일 어머니날. 어머니. 존경합니다! 사랑합니다!”라고 말했다. 북한에는 어버이날 대신 매년 11월 16일을 어머니날로 제정해 기념하고 있다.

북한은 최근 유튜브를 통해서도 개인을 전면에 내세워 체제 선전 방식 다양화를 시도한 바 있다. 트위터도 이런 맥락에서 보다 친근한 방식으로 접근하려 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누군가 사칭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하나파워볼

조혜실 통일부 부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에 “해당 트위터 계정이 북한이 운영하는 계정인지에 대해서는 파악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북한 체제 선전 관련 SNS는 ‘조선의오늘’,‘우리민족끼리’ 같은 북한 대외선전매체나 친북단체에 의해 운영되는 등 다양한 방식의 계정이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김진하 동아닷컴 기자 jhjin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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