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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20-11-14 12:17 조회18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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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NG가 기체로 바뀌는 모습. 사진 쉘 유튜브 캡처
메탄이 주성분인 천연가스를 액체로 만들면 부피가 600분의 1로 줄어든다. 부피가 줄면 그만큼 운반하기 편하기 때문에 바다에서 이 가스를 채취해 가져올 때 액체로 만드는데 이를 LNG(Liquefied Natural Gas)라 부른다.파워사다리

LNG를 연료로 사용하기 위해 다시 기체로 바꾸는데, 이때 주변이 급격히 차가워진다. 사람 몸의 땀이 마르면서 체온이 식는 현상과 같은 원리다. 다만 LNG는 -162℃에서 기체로 바뀌다 보니 그 속도는 물이 수증기가 되는 수준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다.

이 과정에서 나오는 차가운 기운을 냉매(冷媒)로 재활용하는 기술이 주목을 받고 있다. 미 제약사 화이자가 곧 출시하겠다고 최근 밝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보관ㆍ유통하기 위해선 -70℃의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한국에선 이런 기법을 이용한 초저온유통기술을 준비하고 있는 곳이 최근 소개됐다. 경기 평택에 초저온 물류센터를 6월부터 가동하고 있는 ‘한국초저온’이다.

SK가 지분 20%를 투자한 한국초저온 평택 물류센터. 사진 SK㈜
한국초저온은 인천 송도국제도시 신항 배후단지에 만들어질 초저온 복합 물류센터 개발 사업에도 참여할 예정이다. 신항에서 약 1㎞ 떨어진 한국가스공사 인천 LNG 기지에서 발생하는 냉기를 물류단지에 공급하는 구상이다.

이 회사 지분의 20%를 SK㈜가 갖고 있다는 점도 함께 공개됐다. 코로나19 사태를 예상하지 못한 올해 1월 250억원을 투자했는데, 이번 백신 출시 움직임에 따라 호재로 주목 받고 있다.

이에 SK㈜는 이 회사에 대한 추가 투자를 검토 중이다. 2017년부터 물류사업 진출을 본격화한 SK㈜는 백신의 국내 유통을 위해선 한국초저온의 설비를 사용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편에선 백신 운반을 위한 냉동 운반이 주목받으면서 증권가에선 드라이아이스 관련주의 몸값이 높아지고 있다. 올해 초 1주 5000원 선에 거래된 태경케미칼은 13일 1만4350원(전일 대비 +0.35%)으로 장을 마쳤다.


태경케미컬의 드라이아이스. 최선욱 기자
이날 한때 전날보다 20% 넘게 오르기도 했다. 코로나19를 계기로 신선식품 배송이 늘면서 드라이아이스 수요가 증가해 주가가 계속 상승하다가, 이번 백신 출시 움직임을 두고 상승폭을 키운 사례다.

드라이아이스 업계 2위 선도화학을 운영하는 풍국주정 주가도 마찬가지로 올랐다. 올해 3월 1만5000원 안팎이던 이 회사 주가는 13일 2만2200원에 거래됐다. 이 회사 3분기 영업이익은 4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8.9% 증가했다.

다만 이들 회사가 코로나19 백신 수송을 위한 드라이아이스 공급에 나서려 해도 수요를 맞출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이들 회사는 입주 공단의 주변 공장에서 발생하는 가스를 받아 이산화탄소를 추출해 드라이아이스를 만드는데, 공장 가동률이 최근 떨어지면서 원료 부족 현상에 시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드라이아이스 평균 가격은 1㎏에 430원(2018년)에서 올해 상반기 550원으로 오른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연관 산업의 정상화가 함께 이뤄지지 않으면 원료 부족에 따른 드라이아이스 가격 급등이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최선욱 기자 isotop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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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언론사에서 경제 섹션으로 분류했습니다.
청동기부터 고려, 일제 강점기까지 전 시대를 담은 거대한 섬

강화도는 유명하다. 고대부터 시작해서 최근에 이르기까지 역사적으로 굵직굵직한 사건들이 많았던 지역이기 때문이다. 강화도는 한반도에서 일어났던 중요한 역사적 순간의 주연 또는 조연으로 등장하며 이름을 알려온 섬이다. 하지만 강화도의 특징을 한 마디로 콕 집어 말하는 것은 조금 망설여진다.

강화도 역사 자원의 연대는 청동기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강화도는 우리나라 최초의 건국 신화인 단군 설화와 관련이 있는 지역이다. 단군왕검이 하늘에 제사를 지내기 위해 쌓은 것으로 알려진 '참성단'이 강화도 마니산에 있다. 기원전 1000년경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강화도의 고인돌 유적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기도 했다. 강화도를 비롯한 이 지역의 섬들은 간척이 많이 이루어지면서 오늘의 모습을 갖게 됐는데, 고인돌이 위치한 곳들은 모두 옛날에는 해안지대였다고 한다.


강화군 지도. 오른쪽의 가장 큰 섬이 강화도이다. 고인돌 유적지, 강화산성 등의 위치가 표시돼 있다. ⓒ김지나


강화 고인돌, 모아이와 함께 대표적 '거석문화'

단군이 세운 고조선은 우리나라 역사의 기록 시작된 시점으로 보지만, 여전히 신화와 역사의 미묘한 경계에 있다. 익숙한 탓에 그다지 신기함을 못 느낄 수도 있겠으나, 고인돌은 칠레 이스터섬의 모아이 석상과 함께 고대 '거석문화'의 하나로 분류되는 유적이다. 지금으로부터 무려 수천 년 전 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환상 같은 이야기들이 이곳 강화도의 실제 장소에 투영돼 있는 것이다.

1232년 몽골의 침입을 받은 고려는 수도를 개성(개경)에서 강화도로 옮겼다. 군사적 방어 기능을 최우선시한 선택이었다. 이후로 강화도는 약 40년 동안이나 한 나라의 수도로 군림했다. 그런 반면 수도로서의 역사를 엿볼 수 있는 유적지는 많지 않았는데, 강화읍 관청리에 위치한 고려궁지가 유일했다. 개성의 궁궐과 비슷하게 만들어졌다는 고려궁지의 옛 모습은 그마저도 전란을 겪으며 모두 사라졌고, 조선시대 건물만이 복원돼 있는 상태다. 이 시기에 강화도에서 만들어졌던 팔만대장경은 조선 태조 때 합천 해인사로 옮겨졌다고 한다.


고려궁지 풍경. 조선시대 건물인 외규장각, 강화유수부동헌 등이 복원돼 남아 있다. ⓒ김지나


한 시절 강화도에 뿌리 내렸던 고려의 역사는 그렇게 인위적으로, 혹은 자연스럽게 풍화돼버린 듯했다. 경주․공주․부여․김해 등 일국을 호령했던 도시들이 특정한 역사시대를 대표하는 것과 달리, 강화도는 그런 식으로 떠오르는 지배적인 이미지가 없는 이유였다. 그럼에도 한 때 고려의 수도였다는 것은 강화도를 구성하고 있는 많은 역사의 단편 중 하나임엔 틀림없었다.

그런 한편, 강화도는 1876년 조일수호조규가 성사되면서 우리나라 근대의 시작을 알리는 무대가 됐다. 강화도는 단지 조약을 맺은 장소였지만 '강화도 조약'이란 다른 이름이 더 유명해지면서 역사적인 상징성을 갖게 된 셈이었다. 그런가하면 일제강점기였던 1937년에는 우리나라 최초의 방직공장이 강화도에 들어선다. 지금은 카페이자 야외 전시장으로 운영되고 있는 '조양방직'이 그 주인공이다. 강화도는 1970년대까지 전국 최대의 직물산업 도시 중 하나였는데, 선두에는 조양방직이 있었다. 서울 성수동의 '대림창고'나 인천 가좌동의 '코스모40' 등 산업시설을 문화공간으로 재탄생시킨 사례는 종종 있긴 하다. 하지만 강화도의 조양방직은 산업의 기억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근현대사의 한 현장이란 의미도 더해 있어 특별했다.


강화도 굿즈샵 '진달래섬'에서 판매하고 있는 북한 그래픽디자인 기념품. ⓒ김지나


시대의 결 세련되게 전달할 방법 고민해야

최근에는 강화도가 월북의 경로가 되면서 다시 한 번 화두에 올랐다. 강화도는 북한과의 최단거리가 1.4km밖에 되지 않는 접경지역이다. 북쪽으로 가면 한강하구를 사이에 두고 북한 땅을 바로 마주볼 수 있는데, 실제로 황해도 사투리가 강화도에 일부 남아 있기도 하다. 강화도를 모티브로 상품을 제작하고 판매하는 '진달래섬'이란 굿즈샵에서는 북한의 그래픽디자인을 따서 만든 기념품들도 취급하고 있었다. 북한과의 접경지역, 그것도 강화도의 중요한 정체성 중 하나였다.

강화도는 육지와 연결되어 있어 섬으로 들어간다는 느낌이 강렬하지는 않다. 하지만 '인천광역시 강화군'이란 행정지명보다 '강화도'라는 이름이 더 자연스럽듯이, 섬이라는 구획이 만들어내는 독특한 경계성이 분명히 있다. 그 안에 이 많은 역사의 결들이 남아 있다는 것이 강화도의 특징이고 매력이다. 강화도에서는 관광객들을 위해서 강화읍내의 여러 역사 자원들을 연결해 '스토리워크'란 도보루트를 만들기도 했지만, 사실 이것들이 반드시 물리적으로 서로 연결될 필요는 없어 보였다.

그보다는 자원 하나하나에 대한 구체적인 스토리텔링을 보다 세련된 방식으로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다사다난했던 한반도 역사의 흔적들을 곳곳에서 만날 수 있는 섬이란 전체 그림을 완성해나가는 것이다. 그것이 한 마디로 설명할 수 없는 이 거대한 섬을 좀 더 진지하게 이해할 수 있는 방법이 되리라 본다.

김지나 도시문화칼럼니스트 sisa@sisa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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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도 품종 가메의 놀라운 잠재력
편집자주
와인만큼 역사와 문화가 깊이 깃든 술이 있을까요. 역사 속 와인, 와인 속 역사 이야기가 격주 토요일 <한국일보>에 찾아옵니다. 2018년 소펙사(Sopexaㆍ프랑스 농수산공사) 소믈리에대회 어드바이저 부문 우승자인 출판사 시대의창 김성실 대표가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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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졸레 마을 포도밭 전경.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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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양’은 죄인을 외떨어진 곳에서 일정 기간 동안 살게 하던 형벌이다. 그런데 조선 시대에 사람이 아닌 코끼리가 귀양을 간 적이 있다. 태종 때의 일로, 선물로 받은 코끼리가 너무 많이 먹을뿐더러 사람까지 죽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에 책임을 물어 태종은 코끼리를 멀리 귀양을 보냈다고 한다.

와인의 역사에도 귀양살이 이야기가 있다. 물론, 귀양살이를 한 당사자는 포도 재배자도 와인 메이커도 아닌 ‘포도 품종’이다.파워볼사이트

중세 때인 1395년, 프랑스 부르고뉴 공작 필리프 2세(Philippe II, duc de Bourgogne 1342~1404)는 자신의 공국을 둘러보다가 포도밭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가메(Gamay)’라는 품종을 멀리 쫒아내라고 칙령을 내렸다. “가메는 법률과 풍습에 위배되는 본성이 악한 품종이다. 그러니 한 달 안에 모두 베어내고, 사순절 전에 뿌리까지 뽑아버리도록!”

하루아침에 가메가 ‘악한 품종’이 되어 귀양에 처해졌다. 필리프 2세는 왜 그런 결정을 했을까? 코로나19 탓에 부르고뉴에 직접 가볼 수는 없지만, 이 글을 통해 잠시 역사 여행을 떠나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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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 연구에 매진하고 있는 수도사. 위키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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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부르고뉴에서는 자타 공인 세계적인 명품 와인이 생산된다. 필리프 2세 당시에도 당시 ‘본(Beaune) 와인’이라 불리던 부르고뉴 와인의 맛은 이미 정평이 나 있었다.

이 유명세는 부르고뉴 공국의 시토 수도원 수도사들 덕분이었다. 이들은 철저하게 금욕하고 부지런하게 노동하면서 구도자의 삶을 살았다. 특히 특유의 부지런함과 꼼꼼함으로 포도 농사에 정성을 쏟았다. 잠자고 기도하고 밥 먹을 때를 빼고는 대부분의 시간을 포도밭에서 보냈다.

수도사들은 기후와 토양의 특성을 깊이 파고들었다. ‘테루아르’에 따라 포도밭을 구획하여 담을 쌓았고, 품종을 연구해 구획에 맞는 최적의 품종을 골라 심었다. 품질을 높이기 위해 가지치기를 실험했고, 와인 맛을 시음해 비교했다. 이런 노력 덕분에 이들은 최고 품질의 와인을 빚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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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프 2세(Philippe II, duc de Bourgogne). 1395년 그는 부르고뉴에서 가메 품종을 몰아내라는 칙령을 내렸다. 위키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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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스물두 살의 필리프는 아버지인 프랑스 국왕 장 2세에게 부르고뉴 공국의 영지를 물려받아 부르고뉴 공작이 된다. 사람들은 그를 가리켜 ‘용담공 필리프(Philippe Le Hardi)’라 불렀다. 그가 ‘용맹하고 담대한 공작’이라 불린 데에는 이유가 있다. 백년전쟁 초기에 그는 아직 어린 소년에 불과했다. 그럼에도 그는 열네 살 나이에 아버지와 함께 푸아티에 전투에 참가할 만큼 대담했다. 이 전투에서 그는 비록 포로로 잡히기도 했지만, 사람들은 그의 용기를 기려 그를 용담공이라 칭했다.

시간이 흘러, 필리프 2세는 유럽 최고의 상속녀인 플랑드르의 마르그리트 3세(Margaret III, Countess of Flanders)와 결혼한다. 그녀의 영지까지 더해지자 그는 부르고뉴는 물론, 오늘날의 프랑스 북부, 벨기에, 네덜란드 남부 지역까지 통치하게 되면서 프랑스 왕실조차 어쩌지 못하는 가장 강력한 영주로 떠올랐다.

야심이 큰 그는 자신의 영지에 있는 시토 수도회에서 만드는 와인이 범상치 않음을 깨달았다. 그 와인이야말로 자신에게 날개를 달아주어 권력을 더욱 공고히 하는 데 도움을 주리라 확신했다.

당시에는 와인이 일상생활에 꼭 필요했으니, 그가 그렇게 생각하는 것도 당연했다. 교회에서는 성찬식 때 와인이 꼭 필요했고, 귀족은 식탁에 맛 좋은 와인이 오르길 원했다. 특히 본의 레드 와인은 아비뇽유수 시절(1309~1377) 교황들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교황청을 방문하는 사제단과 부유한 귀족도 그 매력에 빠져들었다. 프랑스 왕의 식탁에도 본 와인이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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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을 맛보고 있는 수도사. 위키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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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프 공작은 바로 이러한 점을 간파했다. 그는 본 와인의 상업적 가치를 높이고, 고급화를 위해 묘책을 강구했다.

가장 먼저 한 일은 포도 품종의 이름을 바꾸는 것이었다. 당시 본 와인의 적포도 품종은 ‘누아리앵’이라 불리웠다. 수도사들이 품종 연구를 거듭한 끝에 새로운 형태의 누아리앵을 선보였다. 그런데 그 모양과 크기뿐만 아니라 포도송이의 촘촘함마저 꼭 검은 솔방울 같았다. 필리프 공작은 포도의 모양에서 힌트를 얻어 그 품종을 ‘피노’로 명명했다. 피노는 훗날 피노누아(Pinot Noir)가 된다.

이름을 바꾼 것만으로는 부족했다. 피노의 가치를 높여줄 ‘마케팅’이 필요했다. 필리프 공작은 생각 끝에 크리스마스 이후로는 와인을 팔지 못하게 했다. 유럽 전역에 “본 와인을 찾는 이들이 많아 벌써 다 떨어졌다”는 소문이 돌게 한 것이다. 맛 좋기로 유명한 본 와인은 피노라는 그럴싸한 품종 이름에 더해 희소성까지 띠다 보니, 중세 최고의 명품 와인의 반열에 올랐다.

필리프 공작은 승승장구하는 본 와인을 보며 흐뭇했으리라. 그런데 어느 날 영지 내의 포도밭을 둘러보고는 말문이 막히고 말았다. 어느 샌가 ‘가메’라는 품종이 포도밭을 점령했기 때문이었다.

여기엔 그 나름의 사정이 있었다. 유럽 전역에 흑사병(1348~1400)이 돌았다. 이 무서운 전염병은 인구의 3분의 1의 목숨을 앗아갔다. 농사지을 사람이 부족해지니, 사람들은 손이 덜 가는 작물을 선호했다. 1360년대부터 피노가 심어진 포도밭에도 가메 품종을 한두 그루씩 심기 시작했다. 피노와는 달리 가메는 확실히 키우기 수월했다. 날씨에 영향을 덜 받고 병충해에 더 강할뿐더러 면적당 소출량(yield)도 훨씬 많았다. 농사를 짓는 농노들 입장에서는 비록 풍미는 덜한 품종이었지만 가메를 심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그러다 보니 어느새 부르고뉴의 포도밭에는 피노보다 가메가 많아졌다.

사정은 알았지만 부르고뉴 와인의 품질 저하를 우려한 필리프 공작은 결단을 내린다. “포도밭에서 가메를 다 뽑아, 부르고뉴 밖으로 쫒아내라!”

칙령이 떨어지자 부르고뉴의 코트도르(Cote d’Or) 언덕, 특히 북쪽에 위치한 코트 드 뉘(Cote de Nuit)의 포도밭에선 가메 품종이 모조리 뽑혔다. 그런데 부르고뉴 공국의 다른 지역에까지는 칙령이 온전하게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필리프 공작도 코트도르에서 멀리 떨어진 남쪽 마을인 보졸레에는 이 정책을 강하게 고수하지 않았다. 어쨌든 일하는 당사자인 농노들의 숨통은 틔워주어야 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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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졸레 마을 포도밭 전경. 위키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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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윽고 코트도르에서 ‘추방’당한 가메는 보졸레에서 귀양살이를 했다. 그런데 재미있는 일이 벌어졌다. 귀양살이란 모름지기 심신이 고달파야 하는 법. 허나 보졸레의 테루아르가 가메 품종에는 더없이 좋은 게 아닌가. 가메는 그곳에서 완벽하게 적응한다.

여기서 잠시 보졸레를 둘러보자. 보졸레라는 지명은 10세기에 그곳을 다스렸던 영주의 이름(Beaujeu)에서 유래했다. 보졸레에서는 로마 시대부터 포도 경작이 시작되었는데, 특히 7세기 때부터는 베네딕트 수도회 수도사들이 포도 농사를 지어 기반을 닦았다. 부르고뉴와 론밸리 사이에 위치한 덕분에 대륙성기후, 해양성기후, 지중해성기후의 특징이 골고루 나타나, 다소 날씨가 변덕스럽다. 수더분한 가메에게는 이러한 날씨도 문제가 되지 않았다. 더구나 그곳의 토양은 화강암이었다. 이 토양이야말로 품질이 더 좋은 가메 와인을 생산할 수 있는 완벽한 조건이었다. 가메 입장에서는 먼 길을 돌아 고향에 안착한 느낌이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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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졸레 마을 포도밭 전경. 프랑스관광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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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한 품종이라는 누명을 쓰고 쫓겨난 가메는 그렇게 자리를 잡았다. 그런데 그 누명이 끈질기게 이어져 보졸레 와인은 최근까지도 푸대접을 받았다. “가벼운 와인”, “초보자들에게나 어울리는 와인”, “맛보다 마케팅 덕에 알려진 와인”이라는 비판에 시달렸다. 이러한 시련은 ‘보졸레’라는 이름이 붙은 다른 와인, 보졸레 ’누보’의 한때의 인기 때문이었다.

따지고 보면 보졸레 누보도 억울하긴 마찬가지다. 태생이 갓 만들어 먹는 와인인데, 오래 숙성해서 먹는 와인과 비교하면 어쩌겠는가. 생절이 같은 보졸레 누보를 두고 묵은지 맛이 안 난다고 욕하는 꼴이니 말이다.

아무튼, 가메로 빚은 보졸레 와인은 보졸레 누보 탓에 도매금으로 치부됐지만, 그리 만만한 와인이 아니다. 보졸레 마을에서는 굉장히 다양한 스펙트럼의 와인을 생산한다. 가메 역시 잠재력을 품은 포도 품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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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졸레의 12개 AOP(AOC) 지도. 보졸레와인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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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히 알려졌듯, 프랑스 와인은 AOC라는 원산지통제명칭(또는 AOP라는 원산지보호명칭)을 쓴다. 보졸레 마을에는 12개의 AOC가 있다. ‘Beaujolais’에 복수형 S가 붙은 까닭이다.

첫째, Beaujolais(보졸레) AOC. 가장 기본 등급의 와인으로 가격과 품질이 합리적이다. Beaujolais supérieur(보졸레 쉬페리외르)라고 적힌 와인도 있다. 이 와인은 최소규정 알코올 도수가 0.5% 더 높지만, 보졸레 AOC 기본 등급 와인과 동급이라고 보면 된다.

둘째, Beaujolais-Villages(보졸레 빌라주) AOC. 보졸레 마을의 토양과 기후는 북쪽과 남쪽이 다르다. 보졸레 빌라주 와인은 화강암 토양으로 이루어진 북쪽 38개 마을에서 생산한다. 보졸레 AOC에서 생산하는 와인보다 상위 등급이다. 보졸레 빌라주 AOC 와인에는 마을 이름을 별도로 표기하는 것도 있다(Beaujolais-named Villages). 예를 들면 Beaujolais-Lantignié(보졸레+랑티니에 마을)처럼 표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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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졸레 10개 마을에서 생산되는 보졸레 크뤼 와인들. 생타무르, 쥘리에나, 셰나, 물랭아방, 플뢰리, 쉬르블, 모르공, 레니에, 코트 드 브루이, 브루이. 사진 Flatiron Wines Spiri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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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째, Crus-du-Beaujolais(크뤼 뒤 보졸레) 등급. 보졸레의 10개 크뤼에서 생산되는 보졸레 최고급 와인으로 크뤼마다 AOC를 부여받았다. 10개의 크뤼 와인은 개성이 뚜렷할 뿐만 아니라 블라인드 테이스팅으로는 부르고뉴 피노누아 와인과 구분이 어려울 만큼 맛과 품질이 좋다. 한마디로 맛있는 와인이다. 이 10개 크뤼 와인에는 각 크뤼 이름만 적혀 있을 뿐 Beaujolais라는 표기가 없어, 크뤼 이름을 모르면 보졸레에서 생산한 와인인지 알 수 없다. 다행히 요즘은 병 뒤에 붙은 레이블에 별도로 ‘Crus-du-Beaujolais’라고 표기하기도 한다.

권투에서는 헤비급과 라이트급 선수를 같은 링에 세우지 않는다. 와인도 마찬가지다. 피노누아로 만든 최고급 부르고뉴 와인과 가메로 만든 보졸레 크뤼 와인을 놓고 단순 비교할 수는 없다. 다만, 가격이 비슷한 부르고뉴 와인과 보졸레 크뤼 와인의 맛을 비교해 보시라. 합리적인 가격에 뛰어난 가성비로 만족을 주는 와인이 무엇인지 알 수 있을 것이다.

타지를 고향으로 만든 힘은 무엇일까. 각자에게 맞는 땅이 따로 있는 걸까. 창밖의 서울이 낯설어지는 날에는 보졸레를 마셔야 한다.
시대의창 대표ㆍ와인 어드바이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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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초 비대칭형 캔틸레버 교량…그네 체험 짜릿

[김동수 기자(=남해)(kdsu21@naver.com)]
경남 남해군 미조면에 들어선 설리스카이워크가 개장한다. 군은 지난 12일 설리스카이워크 준공식을 열고 오는 16일부터 12월 1일까지 시범운영기간 동안 무료 입장으로 운영한다.

설리스카이워크는 준공식 전부터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았다.

특히 스카이워크 체험과 동시에 바다쪽으로 향한 돌출부에서 그네를 탈 수 있는 체험형 시설이 설치돼 색다른 경험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된다.


▲설리스카이워크.ⓒ남해군

시범운영 기간에는 스카이워크 체험을 할 수 있으며 정식개장되는 12월 2일부터 그네를 비롯한 카페 등을 이용할 수 있다.

주차장은 승용차 주차장 34면, 대형 버스추장장 4면이며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면 설리 스카이워크 전체 구조물과 주변 전경을 조망할 수 잇다.

설리 해수욕장을 비롯한 아름다운 해안경관은 물론 금산까지도 함께 감상할 수 있어 대한민국 최고 뷰포인트라 해소 손색이 없어 보인다.

스카이워크는 길이 길이 79.4m, 폭 4.5m, 주탑높이 36.3m이며, 캔틸레버는 43m로 전국에서 가장 긴 캔틸레버 구조물이라 할 수 있다.

스카이워크 유리 한 장의 폭은 전국에서 가장 넓으며 유리의 경우 12mm 판을 3중으로 접합하여 아주 안전하다.

‘스카이워크 그네’의 경우 ‘발리 그네’를 모티브로 해 제작하였으며 높이 38m의 스카이워크 끝단에서 타는 그네는 스릴감 만점이다. 또한 멋진 해안 경관을 조망하며 상쾌한 기분을 느낄 수 있는 최상의 장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야간에는 스카이워크 전체에서 경관조명을 감상할 수 있으며 인기곡에 맞춰 경관 조명을 디자인해 색다른 볼거리를 제공한다.

설리 스카이워크는 전국에서 최초로 세워지는 비대칭형 캔틸레버 교량으로 특히 교량 끝단에 세워진 그네는 남해를 찾는 관광객에게 신선한 볼거리와 즐길거리를 제공할 전망이다.

또한 아름다운 남해 절경을 감상할 수 있는 최상의 장소로 부각돼 또 하나의 남해를 대표하는 관광지로 발돋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장충남 남해군수는 “설리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해변이라 해도 손색이 없는 곳이고 설리 스카이워크는 국내 유수 기술진이 집결해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도입된 기법으로 만들어졌다”며 “명실상부한 대한민국의 대표 관광 명소로 떠오를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편 설리스카이워크가 들어선 남해군 미조면 일대에서는 브레이크힐스 리조트 건설사업과 조도·호도 다이어트 보물섬 조성 사업이 추진되고 있으며, 세계적인 관광 휴양도시로 부상할 것으로 기대된다.

[김동수 기자(=남해)(kdsu2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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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포럼 관련 기자간담회
"한일 정상회담 통해 현안 풀어가야"
"도쿄올림픽, 동북아 평화 번영 가져올 기회"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13일 "한일 정상회담을 통해 (양국 간) 현안이 풀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1998년 김대중·오부치 파트너십 공동선언처럼 문재인 대통령과 스가 요시히데 총리의 공동 선언이 나올 수 없을까"라고 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기자간담회를 열고 "앞으로 10년, 20년 한일관계의 바람직한 전개의 초석이 될만한 선언이 나오면 좋겠다"며 이렇게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13일 오전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열린 제28차 한일포럼에서 기조강연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비공개로 진행된 한일포럼에 참석해 기조연설을 마친 후 예정에 없던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이 대표는 이날 기조연설에서 '한일 정상이 조건없이 만나자'라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는 이에 대해 "외교가 그렇게 거칠면 안된다"며 "만나서 문제를 풀자는 뜻"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내년 7월 열리는 도쿄올림픽을 언급하며 "도쿄올림픽은 한일간의 막힌 문제를, 동북아시아의 긴장을 풀면서 평화와 번영을 가지고 오는 기회가 될 것"이라며 "2022년 베이징올림픽, 2023년 강원도 청소년 올림픽까지 이어지면 동북아시아 평화와 번영에 공헌할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 대표는 이어 "도쿄올림픽이 성공하려면 북한이 협조해야 한다"고도 했다. 이어 "미일 관계, 남북관계, 남북일 관계가 성공을 도와줘야 한다. 한일정상회담과 연내 예정된 한중일정상회담도 그런 시야에서 보는 것이 좋겠다"고 했다.

이 대표는 "미국 조 바이든 행정부의 출범에 앞서 한일관계가 개선돼야 한다"며 "그래서 문 대통령과 스가 요시히데 총리가 같은 목소리로 바이든 대통령을 설득하고, 그게 동북아 평화와 번영에 기여할 수 있다면 최상"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한 측은 굉장히 민감한 시기에 혹시라도 상대국가의 우려를 자아낼 만한 그런 대외적인 일은 자제해주는게 좋겠다"며 "미사일 발사 같은 그런 군사적인 행동은 자제해야 한다"고 했다.

이 대표는 일본의 강제징용 배상 문제와 관련, "일본 측은 문희상안(案)을 많이 기대하지만, 피해자 동의 가능성이 우려된다"면서 "이를 문 대통령도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했다. 20대 국회에서 문 전 의장이 발의한 '1+1+α(알파)' 법안은 한국 기업과 일본 기업, 국민이 자발적으로 낸 성금으로 재단을 설립해 피해자들에게 위자료를 지급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일본 정부는 일본 기업이 강제로 돈을 내지 않고, 한국 측도 일부 부담을 하는 점에서 '문희상안'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내비쳐왔다.파워볼실시간

최근 일본에 방문한 박지원 국가정보원장이 1998년 오부치 게이조 총리와 김대중 대통령이 서명한 ‘일-한 공동선언’(한-일 파트너십 선언)을 이을 공동선언을 제안했지만 일본 측이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사히신문 등 일본 언론은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박 원장이 새로운 공동선언을 언급했지만 일본 측에서 "징용공 문제가 있는 가운데 (공동선언을 내는 것은) 현실적이지 않다"는 입장을 보였다고 전했다.

[김보연 기자 kby@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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